민족 최대의 명절, 설과 추석. 그동안 우리는 명절을 어떻게 보냈나요? 서로 떨어져 지내면서 얼굴 보기도 힘들지만 명절 연휴기간만큼은 모두 모여 함께 조상을 기리고 담소와 덕담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명절 나기가 다양해졌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왜 갑작스럽게 바뀌게 된 건지, 시니어 입장에선 바뀐 모습들에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명절 나기
온라인대체
디지털기기의 발달과 보급으로 누구나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앱을 이용해 실시간 방송도 가능해지면서 차례, 성묘, 세배 등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대의 핸드폰에 이미 깔려있는 카카오톡으로도 라이브 중계가 가능합니다.
아르바이트
늘어난 1인 가구와 연휴기간동안 귀성하지 않거나 일찍 귀경하는 경우가 많아 연휴기간의 도심은 더 이상 텅텅 빈 도심이 아닙니다. 오히려 명절대목으로 길거리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이에 요식업은 명절특수를 누리며 평소보다 높은 시급으로 단기간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쉬운 사회초년생들에겐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간으로 명절 연휴를 피해 부모님을 뵙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몰입 공부
몰입공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된 공부방법 중 하나로 특히 직장인에겐 명절연휴는 몰입해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간입니다. 이에 학원에선 자습실을 제공하거나 명절 특강이 열리기도 합니다.
온라인 대체
디지털 기기가 발달, 보급되면서 영상통화를 넘어 생중계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명절 나기가 다양해진 원인
물론 명절 연휴에 귀성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명절을 보내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절엔 모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불참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불참을 하면 집안 어르신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랬던 명절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전염성 강한 이 질병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본인의 집에 봉쇄를 당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낯선 비대면 상황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다양해진 생활리듬
협동심이 필요한 농경사회인 과거엔 명절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쉬웠습니다. 농사일을 안 하는 겨울기간의 설과 수확이 끝나고 잠깐 쉴 수 있는 추석엔 더 시간을 내기 쉬웠습니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농업 외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연휴기간만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다양해졌습니다. 특히 서비스산업과 디지털 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움직이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직업와 고정되지 않는 근무시간으로 연휴기간에도 쉴 수 없는 경우가 많아져 귀성이 당연해지지 않았습니다.
형식에 대한 오해
아직은 시니어에겐 낯설지만 이미 자리잡고 있는 다양해진 명절 나기에 적응을 해야 할까요? 먼저 여러분이 오해한 부분이 있습니다.
망제(望祭)
옛 풍습인 망제는 명절이나 제사 때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 고향이나 조상의 무덤 쪽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설날에는 선비들이 임금님이 계신 곳을 향해 세배를 하는 풍습입니다. 이미 우리의 조상님들은 후손들의 상황에 따라, 형식보다는 마음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명절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탐탁하게 여길 필요도 없습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제사나 차례상의 음식을 놓는 순서입니다. 그런데 정작 예법을 다룬 문헌엔 없는 문구인 거 아셨나요? 오히려 유학경전인 '예기'엔 큰 예법은 간략하게 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우리 조상님은 형식에 얽매여 명절의 의미를 저해하는 것을 염두하셨습니다.
'혼동백서 조율이시'는 조선 후기 족보매매나 부유해진 일반 백성들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본인의 뿌리가 흐리니 보이는 것으로라도 화려하게 하자는 심리로 보입니다.
조금씩 시도해 보는 다른 명절 나기
질문을 바꿔보기
학생, 취업준비생, 결혼 적령기의 젊은 사람들의 명절 모임 참여가 특히 저조합니다. 이는 개인 사정도 있지만 집안 어르신들의 걱정의 말씀이 부담되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걸 어르신들의 잘못이라고만 할 순 없습니다. 과거와 달리 친지 간 왕래가 적어진 요즘, 어른이 먼저 말을 걸어야 하겠는데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적어 그 입시, 취업, 결혼 등 그 또래에게 가장 무난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그사이 더 이뻐(잘생겨, 듬직해) 졌네~ 사귀자는 사람 많겠는데?
- 어릴 땐 몰랐는데 눈(신체일부)이 돌아가신 00과 닮았구나 역시 우리 집안 핏줄이다!
- 돌아가신 너희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어린 널 참 이뻐하셨는데 이렇게 잘 자란 모습을 보니 좋구나~
- 클수록 부모님 닮아가네~ 너희 부모님은 좋겠다.
식의 관계 강조나 칭찬하는 애기로 대화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친한 사람과 나를 챙기기
고물가 시대 밖에서 보면 친척인지도 모를 정도로 왕래가 적은 주변친척까지 챙길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명절 선물 구매 방향도 무난한 종합선물세트보다는 친한 사람의 성향에 맞추거나 자기 자신에게 선물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챙기기도 뭐 하다면 카카오톡의 기프티 쿠폰이나 네이버의 기프트카트로 대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중적인 선물세트보다 가격면에선 저렴하지만 개인적으로 보내는 선물로 받는 입장에선 더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선물입니다. 인사문구도 같이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카드 디자인과 문구는 예시 중에 고르면 됩니다.
- 자취생에겐 외식상품권
- 취업준비생엔 카페 기프트콘
- 아이에겐 문화상품권
-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에겐 쿠팡 기프티콘
명절의 의미는 잊지 않기
명절을 아무렇게나 보내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시간이 맞는 구성원끼리 나들이를 가거나 앞서 언급한 실시간 중계로 차례, 세배를 온라인도 함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 함께 앨범을 함께 보며 옛날 이야기하듯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며 가족, 친지 간 결속을 다져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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